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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의 달인' 하루·일주일·한달 단위 계획 세워

친절한해서 2010. 10. 28. 12:03

초중등 시절 늘 반에서는 상위권이었지만 전교 등수로는 두 자릿수를 면치 못했던 조기화(18·능곡고 3)군은 고2 첫 번째 시험에서 문과계열 내 전교 1등을 거머쥔 뒤로 지금까지 줄곧 최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모의고사 역시 모든 과목 1등급을 기록했다. 비결은 바로 구체적인 목표 설정에 있었다. 모 대학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야겠다는 꿈이 생긴 이후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서고자 촌각을 다퉈가며 공부에 매진했기 때문이다.

"고1때까지만 해도 남모를 열등감이 있었죠. 중3 때는 목표했던 외고에 떨어져 상심이 컸어요. 고1 때는 모의고사에서 원하는 점수를 받지 못했거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조금이라도 고민이 생기면 쉽게 나약해졌죠. 하지만 목표 대학과 학과가 생긴 뒤 반드시 합격하겠다고 스스로 주문을 걸자 거짓말처럼 힘이 솟았어요. 미래를 위해 공부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공부가 즐거워졌죠. 현재의 목표가 사라지지 않는 한 어떤 시련이나 고비가 찾아와도 이겨낼 자신이 있어요"

결정적인 계기로 공부의 재미를 깨닫다.

조군은 지금까지 두 명의 은인을 만났다. 고1 겨울방학 때 만난 문병일 강사가 첫 번째요, 고2 때 담임을 맡은 문진영 교사가 나머지 한 명이다. 문병일 강사와는 인터넷강의를 통해 알게 됐다. 우연한 기회에 KT정보에듀에서 문병일 강사의 강의를 듣게 된 뒤 그가 강의하는 과목인 경제의 매력에 빠졌던 것이다.

"2학년 올라가기 전에 사회탐구영역을 훑어보려는 요량으로 인강을 듣게 됐어요. 문병일 선생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사탐이 결코 암기과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요. 외우는 것이 아닌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는 과목임을 깨달았어요. 다른 사탐 과목 역시 마찬가지였어요. 선택과목을 정할 때도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무작정 택할 것이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과목, 잘할 수 있는 과목을 택하는 계기가 됐지요."

그는 그때부터 사탐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교과서를 다시 읽고 개념서를 찾아보면서 대략적인 흐름부터 파악했다. 흐름을 이해하고 문제를 접하자 출제자의 의도에 좀 더 가까이 접근하게 됐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성적이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의 재미도 알게 됐다.

문진영 교사는 그에게 목표를 세울 수 있는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 조군은 "전교 회장을 하면서 담임 선생님과 대화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의미 있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또한 문 교사는 조군의 장점을 칭찬하면서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북돋워줬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얘기를 조리 있게 잘한다는 점을 칭찬하면서 아나운서를 추천했다.

"중학교 때부터 줄곧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도 아나운서는 제게 가까이하기에는 너무 먼 직업이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도전해보고자 하는 용기가 생겼지요. 아나운서라는 꿈이 생기자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해야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로 이어졌어요. 그날부터 집중이 안 될 때나 능률이 오르지 않을 때는 원하는 대학에 입학해 캠퍼스를 누비는 상상을 하면서 이겨냈어요"

조군은 독서대나 책상에 목표 대학과 학과를 크게 써놨다. 주변 친구들이나 부모님께 자신이 세운 목표를 알리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꼭 이룰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기 위한 그의 전략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계획의 달인이 되다.

조군은 계획을 잘 세우기로 둘째 가라면 서럽다. 그는 반드시 일정 시간을 할애해 하루, 일주일, 한 달간의 세부 공부 계획을 짠다. 월별 계획을 토대로 그 주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계획하고 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오늘 하루는 얼마나 공부해야 할지를 머릿속에 그린다. 그는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과목별로 균형을 맞춰 공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버리는 시간이 많아질 수 있다. 자습 시간을 위해서 또는 인터넷 강의를 효율적으로 듣기 위해 공부 계획은 반드시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세운 계획표의 핵심은 바로 촘촘하게 짜는 것이다. 너무 여유롭게 짜면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촘촘하게 계획을 세우면 잡생각 할 겨를이 없어 수업시간에 집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획을 달성하지 못했을 경우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서 효율적으로 공부하게 된다.

그는 중간·기말고사 3주 전부터 내신 점수를 잘 받기 위핸 내신용 계획을 추가로 세운다. 평소에는 내신과 모의고사 준비를 병행하되 학교 시험 3주 전부터는 내신용 계획에 맞춰 철저히 따른다. 조군은 "예컨대 시험이 3일이라고 한다면 3주 전에는 마지막 날 치를 과목을, 2주 전에는 둘째 날 것을, 일주일 전에는 첫째 날 치를 과목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야 기억에 잘 남는다"고 귀띔했다.

고3 진학을 앞두고 새롭게 세운 전략이 있다. 절대 처음에 세웠던 계획을 변경하지 않는다는 것. 갑작스럽게 공부 환경을 바꾸거나 습관을 바꾸지도 말자고 마음먹었다. 조군은 "주변의 말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저만의 학습 계획에 맞춰 뚝심을 가지려는 의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