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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입시정보 적극제공하며 입시학원들에 '맞불'
친절한해서
2010. 11. 23. 15:06
4년제 대학들의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입시철을 맞아 사설 입시학원처럼 입시설명회를 개최하고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를 분석해 등급 커트라인을 발표하는 등 입시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나섰다.
대교협은 사상 처음으로 21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정시모집 입학설명회를 갖고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한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 점수(추정치)를 공개했다. 대교협이 공개한 커트라인은 전국 250여개 고교로부터 직접 학생들의 가채점 자료를 넘겨받아 현직 고교 교사들을 동원해 분석한 것이다. 대교협이 이런 가채점 정보를 발표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대교협이 수능시험 직후 주로 대형입시학원들이 여는 ‘입시설명회’를 주최한 것도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대교협의 입시설명회가 열린 이화여대 대강당 2900여 좌석은 학생과 학부모로 가득 찼다.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는 메가스터디, 대성학원 등 유명 사교육 업체가 주최한 입시설명회가 동시에 열렸다.
대교협은 그간 수능 영역별 등급 커트라인 등의 가채점 정보는 “정확한 정보가 아니라서 오히려 혼란을 준다”는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현직 교사들을 대거 동원해 등급 커트라인 자료를 제공하며 가채점 정보를 제공해온 사설학원들에 ‘맞불’을 놓고 있다.
앞으로도 대교협은 점수대별 지원 가능 대학 등이 담긴 이른바 ‘배치표’도 직접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 달 8일 수능 성적 발표일에는 분석 자료를 학원들보다 앞서 발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런 대교협의 적극적인 입시정보 제공은 지난 18일 2011학년도 대입수학능력시험 당일부터 이어진 것이다. 이날 대교협은 학원보다 한발 앞서 시험분석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정부중앙청사 기자실에 대교협과 EBS 상담교사단을 급파해 언론과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지난해까지는 매 교시 시험이 끝난 직후 문답지를 공개한 게 전부였지만 올해에는 EBS와 함께 ‘출제경향 분석자료’를 내놨다. 해마다 수능 후 주로 학원강사들이 언론을 통해 출제경향을 분석하는 것을 의식하고, 현직 교사들이 학원강사 못지않게 출제경향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대교협이 이처럼 학원들과의 ‘입시정보 제공’ 경쟁에 나선 것은 치열한 입시정보전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이 사교육 기관에 끌려 다니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비 절감’이 교육계 최대현안인 상황에서 대교협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대교협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반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장 대학협의체인 대교협이 사설학원들이 하는 관행을 답습하는 것을 비판하는 주장이 나온다. 정확하지도 않은 수능 가채점 등급점수를 대학의 대표기관인 대교협의 이름으로 공개하고, 대학을 점수별로 서열화하는 직접 배치표까지 만드는 방안에 대한 반발도 있다.
대교협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학원 배치표는 학생 내신성적, 대학별 수능 반영비율 등 여러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점수로 자른 것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만드는 것은 고교 교사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여러 변수를 고려하기 때문에 정보의 질과 정확도가 다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학원 배치표처럼 대량으로 인쇄해 학생들에게 뿌리는 것이 아니라 고교 교사들에게 상담용으로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