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유/교육세상2010. 11. 15. 17:02
의과학자 양성 등 특화전략 내세울 듯

전국 27개 의학전문대학원 가운데 대다수 대학이 과거 의대 체제로 복귀한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의전원은 약 10년의 짧은 역사를 마감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의전원은 강원대, 제주대, 가천의대, 건국대, 동국대 등 5개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중에서는 부산대, 전남대 등 2개교만 현행 체제로 남겠다고 밝혀 앞으로 의·치전원은 `소수 정예' 체제로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패 이유는 = 전국 41개 의대 중 가천의대, 건국대, 경희대, 충북대 등 4곳이 2005년 처음 신입생을 받으면서 의전원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연차적으로 의전원 전환이 이어지면서 현재 의전원으로 완전히 바뀐 대학은 경북대, 부산대, 이화여대 등 15개교,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 운영 중인 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2개교에 이르렀다.

치대의 경우 11곳 가운데 서울대, 부산대 등 7개교는 치전원으로 완전 전환했으며 연세대는 치대와 치전원을 병행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과학기술부가 41개 의대, 11개 치대 등 총 52개 대학으로부터 향후 학제 운영계획을 제출받은 결과 의전원으로 남겠다는 5개교를 제외한 36개교가 의대를 선택했고 치전원 2개교를 뺀 9곳도 치대 체제를 택했다.

미전환 학교를 포함해 52개교 중 86.5%인 45개교가 기존 대학 학제를 택한 것이다.

예견된 결과이긴 하지만 이처럼 대부분의 학교가 전문대학원 체제를 포기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의·치전원 제도가 본래 취지대로 안착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획일적, 폐쇄적인 의사 양성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는 명분상 바람직한 듯 보였으나 정작 당사자인 대학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한 채 무리하게 도입을 추진한 탓에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그 결과 상당수 대학들이 의대와 의전원의 정원을 반반씩 유지하는 식의 편법으로 제도를 운영하며 `언젠가는 다시 의대로 돌아간다'는 복안을 내심 세우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의전원 도입 이후 이공계 학부생들이 너도나도 의전원 준비에만 매달리는 등 `이공계 엑소더스'가 심화됐다는 지적도 의전원 폐지론에 힘을 실어줬다.

◇어떻게 바뀌나 = 이에 따라 향후 의·치의학 교육 체제는 과거처럼 의·치대가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소수의 전문대학원이 명맥을 유지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의·치전원을 유지하기로 한 대학들은 치열한 학내 논의를 통해 나름대로 이해득실을 따져 `잔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원이 적거나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의대는 의전원 체제가 오히려 유리하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교과부가 의·치전원을 유지하는 대학에 교수 증원을 비롯해 각종 행·재정적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당근'을 제시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이들 대학은 이공계 학부생들을 선발해 의과학자로 양성하는 등 의대와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의전원만의 입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교과부는 의·치대 체제로 전환되더라도 입시를 준비해 온 학생들에게는 불이익이 없도록 충분한 경과 기간을 둬 병행 대학은 2015학년도부터, 완전 전환 대학은 2017학년도부터 의·치대 복귀를 허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현재 대학 1학년생이 전문대학원에 입학하는 2014학년도까지는 현 체제가 계속된다.

또 의·치대로 전환한 뒤 최소 4년간은 총 정원의 30%를 학사편입으로 선발하도록 할 방침이어서 의사가 되는 길은 의대나 의전원 입학, 의대 학사편입 등 `3가지 트랙'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Posted by 친절한해서